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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계국, 아름다운 노란 물결 뒤에 숨은 치명적인 생태계 교란

by 부여잡고 2025. 6. 2.

 

햇살이 화사한 초여름, 눈길을 돌리는 곳마다 노란 물결이 산과 들을 물들이고 있습니다. 그 순수하고 독점적인 노란색에  누구라도 발걸음을 멈추게 만듭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금계국(금닭꽃)'입니다. 선명한 노란빛에 데이지를 닮은 모양까지 군락으로 핀 모습이

사진 찍기 좋은 배경을 만드는 꽃입니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꽃이 사실은 우리 생태계를 위협하는 생태계 교란종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금계국이 유명한 장소는 어디일까?

금계국은 전국적으로 널리 퍼져 있지만, 특히 다음과 같은 장소에서 군락을 이루며 관광명소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 서울 하늘공원: 매년 5~6월, 억새밭과 더불어 금계국이 군락으로 피어 사진 명소로 주목받습니다.
  • 경기도 양평 두물머리: 금계국과 물안개가 어우러지는 풍경이 인생샷 명소로 입소문이 자자합니다.
  • 부산 을숙도 생태공원: 생태공원이라는 이름과는 다르게, 봄이면 금계국이 넓게 퍼져 장관을 이루기도 합니다.
  • 충남 아산 은행나무길: 가을 은행나무만큼 봄 금계국도 볼만한 곳으로 알려져 있죠.
  • 충남 부여군 양화면 시음리 금강변: 수려한 금강변에 노란 물결을 일으키듯 핀 모습이 장관입니다.

이처럼 지역 축제나 SNS 관광지로 부상하면서 금계국은 많은 이들에게 친숙한 식물이 되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인기가 생태계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왜 금계국이 생태계 교란종일까?

금계국(Coreopsis lanceolata)은 북아메리카 원산의 외래식물입니다. 국내에는 원래 자생하지 않던 식물이었지만, 1960~70년대 도로변 녹화 사업을 위해 도입되었죠. 생장이 빠르고 꽃도 화려하며 토양 적응력도 뛰어난 꽃입니다. 도입 당시에는 매우 효율적인 조경식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그 빠른 생장과 번식력은 시간이 지나며 자생 식물의 설자리를 빼앗아 버렸죠. 금계국이 생태계를 위협하는 방법을 알아볼게요.

 1. 토종 식물의 생육을 방해

금계국은 뿌리로 주변 식물의 생장을 억제하는 물질을 분비합니다(알렐로파시 효과). 이로 인해 토종 식물들이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2. 다양성 감소

한 번 군락을 이루면 다양한 식물군이 사라지고, 단일종으로만 구성된 생태계로 변합니다. 이는 곤충, 조류 등 그 식물을 이용하던 생물종에도 영향을 미쳐 생물다양성 전반을 해치는 결과를 낳습니다.

 3. 빠른 확산성

금계국은 씨앗뿐만 아니라 뿌리로도 번식하며, 한번 자리를 잡으면 순식간에 주변으로 퍼져나갑니다. 방치된 산책로나 하천변,  들판, 빈 땅에 등에서 무분별하게 군락을 이루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지요.


생태계 교란종 지정 및 관리

금계국은 환경부에 의해 **'생태계교란 생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그 말은 곧, 의도적으로 심거나, 판매, 유통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만,  이미 전국에 너무 널리 퍼져 있어 적극적인 제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일부 지역에서는 봄철 개화 전에 제거 작업을 시행하고, 자생종 식물로 대체하는 복원 사업도 함께 진행 중입니다.


금계국에 속지 말자

금계국은 정말 아름다운 꽃입니다. 그래서 모르는 이들은 “왜 이런 예쁜 꽃을 뽑아야 하냐”고 의아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짜 자연의 아름다움은 균형 잡힌 생태계에서 피어나는 것이 아닐까요? 

금계국의 생태계 독재를 막기 위해서는 금계국을 함부로 심거나 씨앗을 나누지 않아야 합니다.  가능하다면 SNS에서 금계국 배경 사진을 올릴 때에도, 금계국 치명적인 독점적인 생존력도 알려야 합니다. 


금계국이 무리지어 핀 모습은 정말 유혹적입니다. 금계국 속으로 풍덩 빠져 사진을 찍어 남기고 싶은 마음은 간절합니다. 하지만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금계국의 생태에 대해서는 다방면으로 탐구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