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성 있는 ‘양귀비’와 ‘꽃양귀비·개양귀비’ 완전 구분법 ―
요즘 들판에는 붉은색 양귀비가 낭창낭창한 허리를 흔들며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그 양귀비 꽃들, 그냥 봐도 되는 걸까요?
아름답지만 치명적인 중독성이 있는 양귀비에 대해 알아볼게요. 꽃의 이름도, 생김새도 너무 비슷해서 일반인은 구분하기 어려운 양귀비, 꽃양귀비, 개양귀비. 오늘은 헷갈리기 쉬운 이 세 꽃에 대해 한 번에 정리해볼게요.
양귀비(Papaver somniferum)
마약 원료 / 불법 재배 금지 / 관상용 아님
양귀비는 아편, 모르핀, 헤로인 등 강한 중독성 마약의 원료가 되는 식물이에요.
국내에서는 엄격하게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일반인이 재배하거나 소지하는 것 자체가 불법입니다.
- 꽃 색: 보통 분홍색, 자주색, 흰색 계열
- 잎 특징: 잎이 두껍고 회색빛이 도는 녹색이며 줄기에 밀착되어 자람
- 줄기: 털이 거의 없고 민둥민둥
- 씨방(꽃 중심 부위): 원형 모양의 두툼한 씨방이 꽃 중심에 있음
TIP: 꽃이 진 뒤 생기는 열매(씨방)를 보면 둥글고 통통한 양귀비 열매를 볼 수 있어요. 이 열매에 상처를 내면 흰색 유액(아편)이 중독성을 유발합니다.
꽃양귀비(Papaver rhoeas)
관상용 / 합법적 재배 가능 / 마약 성분 없음
꽃양귀비는 이름만 양귀비일 뿐, 마약 성분은 전혀 없는 관상용 식물이에요. 도심 공원이나 정원, 화단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종류입니다.
- 꽃 색: 붉은색, 핑크, 흰색 등 다양
- 잎 특징: 잎이 가늘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으며 줄기에서 떨어져 있음
- 줄기: 전체에 부드러운 잔털이 있음
- 씨방: 길쭉하고 작음, 열매가 잘 발달하지 않음
흔히 봄 SNS에서 올라오는 “양귀비꽃밭에서 한 컷”은 대부분 이 꽃양귀비입니다. 불법 아님!
개양귀비(Papaver dubium)
야생화 / 관상 가치 낮음 / 마약 성분 없음
개양귀비는 들판이나 도로변 등에서 자라는 야생종입니다. 꽃양귀비보다 더 작고 약해 보이며, 자연 상태에서 군락을 이루기도 해요.
- 꽃 색: 주로 연한 주황색 또는 붉은색
- 잎 특징: 가늘고 불규칙하게 갈라짐
- 줄기: 매우 가늘고 털이 조금 있음
- 씨방: 길쭉하고 매우 작아 눈에 잘 띄지 않음
개양귀비는 꽃이 얇고 바람에 쉽게 흔들리는 가냘픈 느낌입니다.
세 꽃 한눈에 구분하기
줄기 | 민둥 / 털 없음 | 잔털 많음 | 약간의 털 |
잎 | 두껍고 줄기 밀착 | 얇고 가늘고 분리 | 가늘고 갈라짐 |
꽃 색 | 분홍·자주·흰 | 붉은색 계열 다양 | 주황~붉은색 |
씨방 | 둥글고 통통 | 작고 길쭉 | 작고 눈에 안 띔 |
마약 성분 | 있음 | 없음 | 없음 |
재배 가능 | ❌ 불법 | ✅ 가능 | ✅ 가능 |
이 꽃, 신고해야 할까?
길거리나 공원에서 보는 꽃은 대부분 꽃양귀비 또는 개양귀비입니다.
하지만 혹시라도 씨방이 둥글고 열매가 통통한 양귀비를 발견했다면?
국번 없이 112 또는 관할 경찰서·지자체에 바로 신고하면 됩니다.
양귀비는 한포기라도 재배하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으니, 씨앗 구입 시 반드시 '꽃양귀비'인지 확인하셔야 합니다. 혹시 정원이나 텃밭에 씨앗이 날아와 자연 발아해서 우리 화단에 자라고 있다면 당장 뽑아내야 합니다. 가끔 시골 마을에서는 자연 발아해서 몰래 자란 양귀비 때문에 경찰관을 만나는 곤혹스런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
마무리하며: 이름만 같은, 전혀 다른 꽃들
양귀비는 이름만으로도 매혹적이지만, 진짜 양귀비는 강력한 마약 성분을 지닌 위험한 식물입니다.
반면, 꽃양귀비와 개양귀비는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순수한 관상용이죠.
이제 여러분도 ‘그 꽃이 진짜 양귀비인지’ 구분할 수 있는 눈이 생겼을 거예요.
꽃은 볼수록 경이로운 존재입니다. 매일 꽃만 보고 살 수 있다면 좋겠지만 자세히 알고 봐야 하는 꽃들도 있습니다.